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1980년의 3.8%에서 2000년에는 7.2%, 2020년에는 15.7%로 가파르게 커졌으며 2030년에는 24.3%에 달할 예정이다[1,2]. 2015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연령군에서의 당뇨병의 유병률이 10.6%였고, 노인 인구 비율과 함께 당뇨병의 유병률 또한 동반되어 계속 상승할 것이라 예상된다[3]. 이러한 당뇨병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당뇨성 족부 궤양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독자적 진단코드가 등재되어 있지 않은 만큼 그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15-20%가 만성 족부 궤양을 경험한다고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당뇨병 환자의 25%가 한 번 이상의 당뇨병성 족부 궤양을 앓게 되고, 한 번 궤양이 발생한 환자의 50-70%는 5년 이내에 궤양이 재발한다는 국외의 연구 결과와도 비슷한 수준이다[1,4].
이렇게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겪게 되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특별한 외상도 없이 발생한 족부 창상이 오랫동안 잘 아물지 않아 결국 모르고 있던 당뇨병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가 되거나, 작은 창상이 점차 악화되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하지 절단으로까지 이어기지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하지 절단수술의 75-85%가 당뇨병성 족부 궤양으로 인한 것이며, 거의 30초마다 지구 상의 어딘가에서 그로 인한 절단술이 시행되고 있을 정도로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발에 발생한 창상이 당뇨병의 영향으로 만성화되어 잘 아물지 않는 경우를 일컫는다[5-7]. 하지만 임상에서는 당뇨병으로 인해 족부에 발생하는 모든 병리와 합병증을 포함하는, 즉 신경병증과 허혈과 감염 등의 복합적 작용들이 조직 손상을 유발하여 병적 상태, 더 나아가 종국에는 절단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증후군들을 포괄하는 ‘당뇨 발’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도 있다[8,9].
당뇨 발은 다양한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상태 이상이다. 여기에 주로 작용하는 인자로는 말초 감각운동(sensorimotor) 및 자율(autonomic) 신경병증(neuropathy), 발의 변형에서 기인하는 과도한 압력,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ial disease) 등이 있다[10]. 고령층의 경우 여기에 더해 시력저하와 고관절 등의 강직으로 인해 발의 상태를 스스로 확인하고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더 많고, 이로 인해 이미 발생한 창상의 발견과 처치가 늦어져 계속 악화될 가능성도 더 큰 편이다.
당뇨성 신경병증은 당뇨 발의 가장 중요한 유발 요인이라 할 수 있다[11]. 신경병증은 대체로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환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유병률이 올라가는데 1993년 영국에서 이뤄진 다기관 연구 결과에 따르면 2형 당뇨병으로 입원한 60세 이상인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신경병증이 확인되었다[12].
감각 신경병증(sensory neuropathy)으로 촉각과 통각의 보호감각 기능이 약해지면 발을 부딪히는 등의 외상을 입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그 외에도 족부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이나 전단력(shear stress)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동 신경병증(motor neuropathy)은 족부 근육의 위축을 가져오며 그 결과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운동범위가 제한될 뿐 아니라 갈퀴발가락(claw toe)이나 망치발가락(hammer toe), 무지외반증(hallux valgus) 또는 무지강직증(hallux rigidus) 같은 족부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변형의 결과로도 특정 부위에 과도한 압력과 전단력이 작용하게 되며 이는 과다각화증(hyperkeratosis)과 굳은살(callus)로 이어진다(Figure 1) [7,10]. 과다각화증과 굳은살 자체가 다시 그 밑의 속살에 전달되는 압력을 높이는 악순환을 일으키면서 결국 조직손상이 발생하여 창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발바닥의 경우 과다각화증이 족저압(plantar pressure)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고, 이로 인해 발바닥의 굳은살만으로도 당뇨성 족부 궤양의 발생률이 11배 가까이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13,14].
그 외에도 당뇨성 신경병증은 족저중족 지방덩이(sub-metatarsal fat pad)의 위축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런 연부조직의 변화는 압력과 전단력에 대한 조직의 저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Figure 2) [15]. 또한 자율 신경병증(autonomic neuropathy)은 땀샘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미세순환 조절(microcirculation regulation) 이상을 일으켜 그 결과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지며 조직에의 산소공급이 감소하여 굳은살 및 창상의 발생과 감염에 취약해지고 창상치유기능은 떨어지게 된다[16]. 반대로 정맥이 확장되어 발이 홍조를 띄고 비정상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며 이는 샤르코 관절(Charcot’s joint)로 인한 족부의 변형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17].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의 정확한 진단 기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이 있지만, 임상 진료현장에서는 10그램 압력 모노필라멘트(Semmens-Weinstein 5.07 monofilament)나 128-Hz 진동자(tuning fork), 반사 검사용 해머(tendon reflex hammer)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보호감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으로 인한 혈류의 감소는 족부 궤양 발생의 중요한 위험인자일 뿐 아니라 이미 발생한 당뇨성 족부 궤양의 치유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18]. 발목상완지수(ankle-brachial index, ABI) <0.9로 흔히 확인하는 말초동맥질환은 55세 이상 연령층에서 약 20%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도 가파르게 상승하여 85세 이상에서는 40%를 넘는다[19,20]. 당뇨병뿐 아니라 고혈압과 흡연력도 말초동맥질환의 발생과 확연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이 있을 경우 말초동맥질환과 허혈로 인한 증상들이 둔화되기도 하여 말초동맥질환의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일례로 하지 파행(claudication)이 말초동맥질환의 대표적 증상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ABI <0.9인 환자 중 절반 이하에서만 파행을 느낀다고 하여 이를 선별검사나 진단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10]. 파행 이외에 하지 허혈을 시사하는 임상 소견으로는 야간 전족부(forefoot) 통증, 비정상적으로 윤이 나면서 얇아진 피부, 하퇴부와 족부의 탈모, 그리고 길게 자라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두꺼워지는 발톱 등이 있으며, 발을 만져봤을 때 온기 없이 차갑게 느껴지거나, 발이 창백한 색깔을 띄고 발가락은 반대로 붉은 색이나 푸른 색을 띄고 있을 때에도 허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10,21].
장골(iliac), 대퇴(femoral) 또는 슬와(popliteal) 동맥에서 잡음(bruit)이 청진되거나 대퇴, 슬와, 후경골(posterior tibial) 또는 족배(dorsalis pedis) 동맥 같은 하지의 주요 동맥에서 맥박(pulse)이 촉지되지 않는다면 하지 혈관의 협착을 충분히 의심해볼만 하다[22]. ABI 역시 간단하면서도 재현율이 높고 혈관조영검사 결과와의 상관도도 높은 검사지만, 당뇨 및 혈액투석 환자에서는 동맥의 중막 석회화(medial artery calcification)로 인해 혈관이 압박되지 않아 1.3 이상으로 높게 측정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23]. 당뇨 환자에서 ABI가 높게 측정되었을 경우에는 발가락 혈압(absolute toe systolic pressure)이나 발가락상완지수(toe-brachial index), 혈관조영술 또는 CT 혈관조영술, 그리고 경피산소분압(transcutaneous oxygen tension, TcPO2) 같은 추가적인 혈관 검사를 시행하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Figure 3). 이 중 경피산소분압은 큰 혈관들의 거시순환(macrocirculation)뿐 아니라 작은 혈관들의 미세순환 상태도 반영하여 창상 치유 예후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이는 거시순환과는 별도로 자율 신경병증 등으로 인해 미세혈관 수준에서 혈행이 저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당뇨병 및 고령 환자에서 특히 도움이 된다[24,25].
당뇨 발에 발생한 창상을 만성화시키고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네 개의 주요 요소인 혈관분포, 감염, 압력손상 그리고 치유인자를 VIPS (Vascularity, Infection, Pressure injury, Source of healing=cell function for wound healing)라고 요약하기도 한다[26]. 혈행(V)이 원활하고 감염(I)이 없으며 과도한 압력(P)도 받지 않는 창상은 치유를 위한 기본 조건은 갖춰진 상태라고 할 수 있으나 실제 창상치유를 위해서는 주변부의 세포들이 이동과 증식을 적절히 하면서 세포외바탕질(extracellular matrix)을 생성하여 조직의 결손된 부위를 복구해야 하므로 이런 창상치유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세포들의 기능(S) 자체가 저하되어 있다면 치유가 잘 진행될 수 없다. VIPS라는 약어는 이렇게 당뇨 발의 치료를 위해 해결해야 할 네 가지 요소를 나타내는 동시에 치료 순서도 표현하고 있다.
하지의 허혈이 확인되었을 경우 혈관이 좁아지고 막힌 부분의 혈전을 제거하고 풍선으로 넓히거나 스텐트를 삽입하는 경피적 혈관경유혈관성형(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 PTA) 또는 우회하여 원위부로 혈류를 새로이 공급하는 혈관 우회로조성술(bypass surgery)을 일반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의 허혈은 대부분 슬와동맥 원위부에서 발생하는데 우회로조성술의 장기간 개존율이 근위부 혈관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27]. 또한 경피적 혈관경유혈관성형술의 장기간 개존율은 우회로조성술보다 더 낮은 편이지만 시술 자체가 덜 침습적이고, 필요에 따라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령 환자에서 더 선호된다[10,28]. 혈관성형술이나 우회로조성술을 통해 회복된 혈행이 나중에 다시 감소하거나 막힌다 하더라도 당장의 창상 치유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절단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더 원위부에서의 절단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환자 개인의 특성, 특히 연령과 예후와 동반질환을 고려해야 한다.
혈관성형술은 우회로조성술보다 덜 침습적이기는 해도 조영제를 사용하고 장시간의 방사선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신장 손상 및 방사선 손상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고 분해된 혈전이 관상동맥이나 뇌혈관 등 다른 혈관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혈전증이나 색전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10]. 허혈로 인해 심한 통증이 지속되고 발의 괴저(gangrene)가 진행되고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혈행을 개선시키고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야겠지만 노쇠한 고령 환자에서는 보존적으로 창상을 관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발가락 말단이나 발뒤꿈치에 국한된 감염 소견이 없는 건성괴저(dry gangrene)라면 보존적으로 경과관찰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괴사 부위가 떨어져 나가는 자가절단(auto-amputation)을 유도할 수도 있다. 혈행 개선의 필요성이 있으나 혈관성형술이나 우회로조성술의 적응증이 되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prostaglandin E1을 투여하는 약제 치료도 사용해볼 수 있다[29].
당뇨 발에서는 복합균감염이 흔하며, 감염에 대한 저항력 및 치유력이 저하된 당뇨 발의 특성 상 감염이 빠르게 퍼지면서 조직 손상을 일으키기 쉽다[30]. 가벼운 국소 감염이라면 적절한 창상 드레싱 관리와 항생제 투여만으로 호전될 수도 있으나, 농양이나 습성괴저(wet gangrene), 골수염 등이 있는 spreading infection이나 전신감염(systemic infection)에서는 감수성 있는 항생제의 투여와 함께 절개배농과 변연절제술(debridement) 등의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고 반복적 수술이나 절단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8]. 이 때 당뇨병과 고령의 나이 모두 감염으로 인한 증상을 둔화시켜 그 심각성을 인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진단을 지연시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성 족부 궤양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압력 경감(pressure off-loading, pressure relief)일 것이다[7,10]. 족부 특정 부위에 작용하는 과도한 압력과 전단력을 줄이기 위한 발가락이나 발바닥 패드와 깔창부터 탈부착형 캐스트 워커(removable cast walker)와 고정형 전접촉 석고붕대(total contact cast)까지 다양한 제품과 의료기기가 있으나 시력과 균형감각, 근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인층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기구들은 대부분 족저압을 경감시켜 족저 궤양(plantar ulcer)을 호전시키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노인 당뇨병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하여 신체활동을 덜 하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젊은 당뇨병 환자에 비해서 족저부위보다는 발꿈치나 발가락 또는 발 측면에 창상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10].
압력 경감은 환자 개인의 상태와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순응도에 맞춰서 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두껍고 부드러운 양말을 착용하고, 발에 잘 맞는 크기의(너무 조여서도 안 되지만 반대로 너무 커서 발이 신발 안에서 노는 것도 좋지 않다) 신발을 신는 것이 족부 압력 관리의 시작이지만, 족부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개인 맞춤형 깔창과 신발이 필요할 수 있다[31]. 거동이 불편하고 노쇠하여 주로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라면 신발보다는 침상에 눌리기 쉬운 발꿈치의 압력 손상과 욕창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에어 매트리스가 더 중요한 압력 관리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여 휠체어로만 이동하거나 침상안정을 하면 보행으로 인한 압력과 전단력을 확실하게 경감시킬 수 있고, 이런 이유로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30-50대보다 70-80대 당뇨 발 환자의 족저 족부 궤양이 치료하기 유리한 측면도 있다. 반면 장기간의 침상안정은 골격근과 근력의 감소를 유발하고 기능저하(functional decline)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족부 궤양의 재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압력 경감 효과와 전신 건강에의 영향을 저울질해서 적용해야 한다[32,33].
변연절제술은 당뇨 발뿐 아니라 모든 만성 창상에서 정체된 대식세포(macrophage), 섬유모세포(fibroblast), 그리고 각질세포(keratinocyte) 등의 세포 기능과 치유 인자들을 포함한 치유 과정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기본적인 치료다[8,34]. 굳은살과 부육조직(slough), 세균생물막(bacterial biofilm), 괴사조직 등을 제거하여 세균이 증식할 배지와 조직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질 금속단백분해효소(matrix metalloproteinase) 등의 전 염증성(pro-inflammatory) 및 염증성 물질과 세균 부하(bacterial load)를 줄이고 성장인자의 생성을 촉진시켜 만성 창상을 급성 창상에 가까운 상태로 변환시킴으로써 창상 치유 과정의 염증기에서 증식기로의 이행을 촉진시킨다. 일반적으로는 외과적으로 절제해내는 방식(sharp or surgical debridement)을 흔히 사용하지만 드레싱을 이용하여 괴사조직의 자가분해를 촉진시키는 자가용해 변연절제술(autolytic debridement), 구더기(maggot)를 이용한 생물학적 변연절제술(biological debridement), 습건식(wet-to-dry) 드레싱이나 세척(lavage), 초음파나 hydrosurgery system 등을 이용하는 기계적 변연절제술(mechanical debridement)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며, 소생 가능성이 없는(non-viable) 조직 및 잠식된(under-mining, tunnelling) 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7,8].
괴사된 조직을 제거한 후 창상 봉합이 가능하면 일차유합(primary intention healing)을 시도하고 봉합이 안 될 경우 조직이 차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아무는 이차유합(secondary intention healing)을 시도할 수도 있으나, 결손부위가 크면 피부이식이나 피판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허혈 등으로 인하여 결손 부위의 재건이 너무 어려울 때에는 절단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다만 절단술 후 봉합부위가 아물지 않아 추가적인 절단이 필요해지기도 하고, 절단부위가 잘 치유되어도 보행 시의 균형이나 체중부하가 바뀌어 궤양이 재발하거나 다른 곳에 새로이 생기기도 하며 아예 보행이 어려워져 침상생활을 하게 되기도 한다. 발목보다 근위부에서 절단 수술을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5년 내에 반대쪽 하지에서도 절단술을 받게 되고 5년 생존율도 39-80%로 감소하게 되므로 환자의 전신 상태가 허락한다면 재건수술을 통해 최대한 하지와 족부의 길이를 보존하는 것이 예후에 좋다(Figure 4) [5,7,35,36].
괴사조직을 제거하고 외과적 처치와 수술로 창상을 치료하는 것 이외에도 치유 인자와 세포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보조적 치료들이 있다. 고압산소 치료, 전기생리적 치료, 음압창상 치료, 재조합인간상피세포 성장인자(recombinant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hEGF)나 재조합혈소판유래 성장인자(recombinant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같은 성장인자 치료, 다혈소판 혈장(platelet-rich plasma) 등의 세포 치료가 이에 해당되며 이들의 효능과 적응증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7,8].
모든 난치성 창상과 마찬가지로 당뇨 발의 궤양 역시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당뇨병으로 인한 VIPS의 병태생리학적 악화를 최대한 방지하려면 평상시에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조절하고 금연을 하는 등의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37,38]. VIPS 중 실질적으로 직접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것은 압력 손상뿐으로, 환자 본인이 매일 발의 상태를 관찰하여 비정상적인 압력을 받는 부위나 발적, 부종은 없는지, 굳은살이 두껍게 발생한 곳은 없는지, 새롭게 발생한 물집이나 창상은 없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만일 고령으로 인한 시력 저하나 거동 불편으로 스스로 발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요양사나 보호자 등 다른 사람이 대신해줘야 한다. 미지근한 물과 중성 비누로 매일 발을 부드럽게 씻으면서 상태를 확인하고, 발가락 사이까지 잘 말린 뒤 보습제로 피부를 관리해줌으로써 가벼운 외상과 감염에 대한 내구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항상 맨발로 다니지 않고 두껍고 부드러운 양말과 잘 맞는 신발을 착용하고, 티눈이나 두꺼운 굳은살이 발생하면 집에서 스스로 잘라내거나 티눈 제거제를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병의원을 방문하여 전문가가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 최소 일 년에 한 번은 외래를 방문하여 족부 변형, 궤양의 유무, 신경병증 및 허혈 여부, 과도한 압력을 받는 부위 등을 확인해야 하며 굳은살 및 발톱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외래에서 확인 및 관리를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외래로 내원할 때마다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발을 직접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당뇨 발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 중 상당수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10,39,40].
고령층에서 증가 추세인 당뇨 발은 하지 절단을 포함한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복합적인 원인의 증후군으로 당뇨성 신경병증이 가장 중요한 유발 요인이다. 당뇨 발의 병태생리는 기본적으로 연령과 상관없이 동일하지만, 노인 환자의 여러 가지 특성으로 인해 젊은 당뇨병 환자보다 신경병증과 말초동맥질환 그리고 족부 변형의 유병률이 높고 절단으로 이어질 위험도 더 높다. 궤양이 발생하여 만성 창상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VIPS 원칙에 따라 노인 환자 개인의 특성과 환경에 맞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족부 궤양의 최선의 치료는 발생 전 유발 요인에 대한 예방이며 건강 생활습관과 압력 손상 및 외상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Hyonsurk Kim is an editorial board member of the journal but was not involved in the peer reviewer selection, evaluation, or decision process of this article. No other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ere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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