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감소증은 진행하는 전신 근육량 감소나, 근력의 감소 혹은 노화와 관련된 근육의 생리기능 감소로 정의된다[1]. 평균적으로 60-70세 노인의 5-13%가 근감소증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며, 80세 이상에서는 그 수치가 11-50%에 달한다고 한다[2].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에서는 탈신경화로 인해 운동단위가 소실되고 근육의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난다[3]. 근감소증은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서 발생한 단순 근육 위축과는 다르게, 운동단위의 소실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과도한 훈련에 따른 근피로(fatigue)를 예방하는 계획을 포함하여 세심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은 신체적 기능저하를 야기하고 영구적 장애를 남기기도 한다[4]. 뇌졸중 환자의 75%는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며, 나이는 뇌졸중 후 신체 기능장애 정도의 주요한 부정적 요인으로 알려져있다[5]. 경증 뇌졸중 환자의 경우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으면 보행과 일상생활동작 수행에 특별한 후유증 없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근감소증이 동반된 경증 뇌졸중 환자는 신경학적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상당한 기능적 장애를 경험할 수 있다[6]. 이 경우 근감소증을 고려하지 않은 치료적 개입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타인에게 의존하는 정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즉, 근감소증과 뇌졸중이 공존하는 경우 신경학적 상태보다 더 심각한 신체적 기능의 장애가 관찰될 수 있으며[6], 우리는 그러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본 논문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본 증례보고는 인간대상의 윤리적 연구이용에 관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여 이루어졌으며, 환자의 개인식별정보를 수집 및 기록하지 않고 이미 생성된 자료와 정보를 이용한 연구로, 관련 시행규칙 13조에 따라 임상시험 심사위원회의 심의면제 대상이다.
86세 여자 환자가 내원 1시간 전 발생한 좌측 위약감을 주소로 본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발병하기 전 환자는 집에서 독립적으로 걸을 수 있었고, 과거력으로 고혈압이 있었으나, 그 외 신경학적 장애를 일으킬만한 특별한 병력은 없었다. 뇌 컴퓨터단층촬영 검사상 우측 기저핵에서 10 mm 크기의 두개 내 출혈이 발견되었다(Figure 1). 환자는 신경외과로 입원하여 급성 뇌졸중 병동에서 치료를 받았다. 환자의 초기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Stroke Scale은 4점으로, 상지 근력 2점, 하지 근력 1점, 사지 실조 1점, 그 외 모든 점수 0점이었다. 3일간의 보존적 치료 후 활력징후가 안정되어 재활의학과에 의뢰되어 신경학적 검사,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 Mini-Mental Status Examination, K-MMSE), 도수 근력 검사(manual muscle testing, MMT), 한국판 버그균형검사(Korean version of Berg Balance Scale, K-BBS), 한국판 수정 바델 지수(Korean version of Modified Barthel Index, K-MBI), 상지 푸글 마이어 평가(Fugl-Meyer Assessment of the Upper Extremity Scale, FMA-UE), 무시증후군 검사, 그리고 기능 평가를 포함한 종합평가를 받았다.
초기 검사에서, 편마비측 하지(왼쪽)의 MMT [7]는 다음과 같다; 고관절 굴곡은 3등급, 고관절 신전은 3−등급, 무릎관절 굴곡은 3등급, 무릎관절 신전은 3등급, 발목관절 등쪽굽힘은 2+등급, 그리고 발목관절 발바닥쪽굽힘은 2+등급 이었다. 건측(오른쪽)의 MMT 는 모두 5등급이었다(Table 1). 별 소거 검사와 Albert 검사에 의한 무시증후군 검사는 정상이었고,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는 25점, 한국판 수정 바델 지수 총점은 21점, 상지 푸글 마이어 평가는 건측 66점, 편측 40점이었다. 한국판 버그균형검사 점수는 4점이었고, 정적인 기립 균형이 매우 저하되어 스스로 선 자세를 유지할 수 없었다. 정중선 인식의 감소나 인지 기능 저하와 같은 균형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은 없었다. 무릎관절 신전의 MMT 는 3등급이었으나 서 있을 때 하지가 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균형을 유지하지 못했다. 시진 상 장딴지가 매우 가늘어, 근감소증을 의심하여 장딴지 둘레와 건측 손의 악력을 측정하였다. 장딴지 둘레는 좌우 각각 25.9 cm, 26.0 cm였으며, 건측 손의 악력은 16 kg이었다(Table 2). 여성에서 근감소증을 의심하는 장딴지 둘레 기준은 33 cm 미만이며, 악력 기준은 18 kg 미만이기에[8,9], 환자가 뇌졸중 발병 전부터 근감소증이 있었던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를 확진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적 개입을 위해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측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scan, DEXA scan) 검사를 진행하였다. 여성에서 근감소증을 진단하는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측정 사지골격근량(appendicular lean mass) 기준은 5.4 kg/m2 미만이며[9], 환자의 사지골격근량은 3.76 kg/m2이었기에, 해당 환자가 기저 근감소증이 있는 상태에서 뇌졸중을 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2).
Table 1 . Results of the manual muslce test of left lower extremity.
At initial exam (3 days after onset) | At discharge (13 days after onset) | |
---|---|---|
Hip flexor | 5/3 | 5/3 |
Hip extensor | 5/3− | 5/3 |
Knee flexor | 5/3 | 5/3 |
Knee extensor | 5/3 | 5/3 |
Ankle dorsiflexor | 5/2+ | 5/2+ |
Ankle plantarflexor | 5/2+ | 5/2+ |
Table 2 . The results of physical examination and functional ability.
At initial exam (3 days after onset) | At discharge (13 days after onset) | |
---|---|---|
Height | 160 cm | 160 cm |
Weight | 40 kg | 40 kg |
K-BBS | 4 | 8 |
K-MBI | 21 | 28 |
FMA-UE (right/left) | 66/40 | 66/46 |
K-MMSE | 25 | 25 |
Neglect test - star cancellation | Normal | Normal |
Neglect test - Albert test | Normal | Normal |
Calf circumference (right/left) | 25.9 cm/26.0 cm | 26.0 cm/26.0 cm |
Hand grip strength (right/left) | 16 kg/2 kg | 18 kg/6 kg |
SARC-F* | 10 | 10 |
5-time chair stand test | UC | UC |
6-meter gait speed | UC | UC |
SPPB | UC | UC |
Sit to stand | Moderate assist | Minimal assist |
Standing balance | Poor | Poor |
*SARC-F, a simple questionnaire to screen sarcopenia which consits of strength, assistance walking, rise from a chair, climb stairs, and falls. K-BBS, Korean version of Berg Balance Scale; K-MBI, Korean version of Modified Barthel Index; FMA-UE, Fugl-Meyer Assessment of the Upper Extremity Scale; K-MMSE, Korean Mini-Mental Status Examination; SPPB, 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y; UC, Uncheckable..
무릎관절 신전의 근력은 아급성 뇌졸중 환자의 보행 기능에 대한 강력한 예측인자이다[10]. 환자의 무릎관절 신전의 MMT는 보통의 환자가 걷거나 서 있을 수 있을 정도의 등급이었지만, 환자는 독립적으로 본인의 체중을 지탱할 수 없었다. 우리는 환자의 무릎관절 신전 근력을 정량화 하기위해 등속성 동력계(isokinetic dynamometry, Genu PLUS, Easytech, Italy)를 이용하여 환자의 최대 우력의 체중비(peak-torque/weight) 값을 구하였다(Table 3).
Table 3 . Results of isokinetic strength test of both knees at initial exam.
Isokinetic strength test of both knees (Extensor/Flexor) | Right | Left (hemiplegic side) |
---|---|---|
Average peak torque [Nm] | 20/13 | 7/5 |
Peak torque [Nm] | 22/20 | 10/7 |
Peak torque / Weight [Nm/kg] | 0.55/0.5 | 0.25/0.18 |
Maximum power | 30/27 | 10/7 |
등속성 동력계로 측정한 건측의 무릎 신전의 최대 우력의 체중비 값은 0.55 Nm/kg이었다. 비슷한 연령 여성의 무릎관절 신전 근력의 기준치와 비교했을 때, 80세 이상 여성의 하위 20백분위수 값은 0.95 Nm/kg으로 환자의 건측 무릎신전 근력은 이의 57.9%에 불과했다[11]. 또한, 환측의 무릎관절 신전의 최대 우력의 체중비 값은 0.25 Nm/kg으로, 이는 유사한 연령 여성의 하위 20백분위수의 26.3%였다.
근감소증을 동반한 뇌졸중의 재활치료를 위해 근피로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동치료와 전문적인 영양공급을 계획하였다. 가지사슬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 BCAA, Livact gran 4.15 g/pack including L-isoleucine 952 mg, L-leucine 1904 mg, L-valine 1144 mg; Samil Pharm. Co., Ltd)을 경구로 하루 3회 식후 공급하였다. 서기 및 근력강화운동을 포함시킨 과제특이적(task-specific) 재활훈련은 1일 2회, 회당 30분씩 주 5회 시행하였으나, 근피로를 예방하기 위하여 보그 운동자각도(Borg’s raring of perceived exertion) 13 이하로 시행하도록 처방하였다. 근육 강화를 위해 신경근전기자극(Neuromuscular electrical stimulation, NMES)도 적용하여, 대퇴사두근과 전경골근에 대해 30 Hz의 주파수와 15 mA의 진폭으로 1일 2회, 회당 15분씩 주 5회 치료하였다. NMES 후에도 근피로가 유발되지 않도록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였다. 진폭은 근육 수축이 일어나며 환자가 견딜 수 있는 강도 내에서 조절되었다.
재활치료 10일 후 환자의 가족 지원(family support) 문제로 환자는 다른 재활 시설로 옮겨졌다. 퇴원 시 재평가 기록은 Table 1 및 2에 기록되었다. 환자는 여전히 독립적으로 설 수 없었지만 양측 손의 힘이 증가했고 서기 위해 필요한 도움이 감소했다. 환자를 다른 재활시설로 옮기면서 재활치료계획을 공유했고, 발병 42일째 본원 외래에 내원했다. 환자의 기능적 상태는 서 있는 동작을 수행할 때 감독이 필요했지만 스스로 할 수 있었고 기립 균형은 붙잡지 않고도 기립을 유지할 정도로 향상되었다. 등속성 평가는 환자 거부에 의해 재평가할 수 없었다.
본 증례의 환자는 근감소증이 있는 상태에서 뇌졸중이 발병하였으므로 환자의 기능저하는 근감소증과 마비로 인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활의학적 측면에서 환자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뇌졸중에 대한 재활과 근감소증에 대한 재활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감소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근감소증의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감소증을 진단하기 위한 주요 평가지표는 근육량의 감소, 근력의 감소, 신체능력의 저하이다[1].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의 근감소증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근력 감소의 기준은 손의 악력으로 평가하며 남성의 경우 <28 kg, 여성의 경우 <18 kg이며; 신체능력 저하의 기준은 6-m 걷기 <1.0 m/s, 간편신체수행평가(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y score) ≤9, 혹은 5번 일어났다 앉기 검사(5-time chair stand test) ≥12초이고; 근육량 감소의 기준은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측정상 사지골격근량이 남성에서 <7.0 kg/m2, 여성에서 <5.4 kg/m2이거나 생체전기저항분석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상 남성은 <7.0 kg/m2, 여성은 <5.7 kg/m2이다[9]. 이번 환자에서는 장딴지 둘레와 손의 악력으로 근감소증을 의심하였고,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측정 검사를 통해 확진하였다.
근감소증을 동반한 경우 신경학적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증의 뇌졸중이라도 상당한 기능적 장애가 있을 수 있다. 근력의 약화를 측정하고 정량화하기 위해 MMT는 평가자의 기술, 경험 및 힘에 의존하는 주관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하고 등급 구간이 크기 때문에 정확도와 민감도가 떨어진다[12]. 등속성 근력 검사는 근력을 평가하는 정량적 방법으로, 운동 범위를 통해 근육을 검사하여 의료진이 작용-길항 비율(agonist–antagonist ratios), 최대 우력, 지구력 및 기타 근력 매개변수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13]. 이번 증례의 경우, 환자의 환측 무릎관절 신전의 MMT는 3등급이었으나, 등속성 동력계를 이용한 최대 우력의 체중비 값은 0.25 Nm/kg으로 건측 근력의 45%에 해당하고 동일 성별, 비슷한 연령대의 20백분위수의 26.3%에 불과했다. 이 경우와 같이 근감소증 환자에서 뇌졸중이 발생하면 단순한 MMT 측정값으로 환자의 재활치료를 계획하거나 예후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어 정량적 평가를 동시에 수행할 필요가 있다. 환자의 기능적 상태의 변화에 따른 하지 등속성 검사 값을 측정하고자 하였으나, 환자 요인으로 추적검사가 불가능하였다. 향후 근감소증을 가진 편마비 뇌줄중 환자가 독립적으로 서 있기 시작한 시점에 등속성 검사를 수행하여 기립자세를 위해 어느 정도의 근력이 필요한 지를 조사하고, 또한 보행이 가능할 때의 등속성 검사 결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근감소증이 동반된 뇌졸중 환자에 대한 신체적 기능의 예측 알고리즘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근감소증의 치료는 비약물적 접근과 약물적 접근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비약물적 접근 중 저항운동은 매우 효과적이다[14]. 그러나 근감소증은 운동단위의 소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훈련으로 인한 근피로를 예방하기 위해 운동강도를 조절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영양학적 접근도 연구 중인데, 영양 중재 연구들에 대한 결과는 일관성이 떨어진다. 일부 근거로는 단백질, 비타민 D, 항산화 영양소 및 긴 사슬 다중 불포화 지방산(long-chain polyunsaturated fatty acids)의 적절한 섭취와 같은 건강한 식단 패턴이 도움이 될 수 있다[15]. 고단백 경구 영양 보충은 영양실조를 동반한 근감소증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15]. Martinez-Arnau 등에 따르면, 류신의 투여는 보행 시간으로 측정한 기능 수행 및 개선된 사지골격근량과 같은 노인의 근감소증의 일부 상태를 상당히 개선시켰다[16]. 영양을 보충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근감소증이 뇌졸중 환자에서 동반되었을 때 간과될 수도 있고, 고단백 영양 보충은 신장기능의 저하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의사들은 영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번 증례 환자에 대해 류신이 풍부한 단백질을 이용하여 영양을 지원하였다.
약리학적 접근법도 연구 중이나 근감소증 치료에 대해 승인된 특정 약물은 아직 없다.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비타민 D의 보충은 혈청 비타민 D가 낮은(<25 nmol/L) 여성의 근력과 신체 능력에서 이익이 있었으며, 테스토스테론의 보충은 낮은 혈청 테스토스테론 수치(<200-300 ng/dL)를 가진 남성에게서 근육량에 영향을 미쳤다[17].
이번 증례 보고는 근감소증이 동반된 경증 뇌졸중 환자에 관한 것이다. 이 경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 복귀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근감소증의 정확한 진단과 질병의 특성에 맞는 중재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량적 근력 평가는 이러한 환자의 기능적 상태를 평가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 산림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FTIS 2021387B10-2323-0101)’의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