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병-19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는 2023년 3월 29일 현재 국내 누적 감염자수는 30,798,723명, 사망자수는 34,245명에 이르며, 특히 60세 이상의 확진 환자수는 6,142,007명에 이른다[1]. COVID-19 환자는 유의한 체중감소를 가질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만성 코로나19증후군(long-COVID or post-acute COVID-19 syndrome)은 영양부족, 제지방감소, 낮은 수준의 염증 등을 특징으로 하며, 피로, 근육약화, 식욕저하, 미각/후각 감각 이상 등의 지속적인 기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3]. 따라서 적절한 영양상태 및 전반적인 건강상태의 평가가 COVID-19 감염 이후에 권고된다.
폐암은 전세계적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2019년 국가 암 등록통계를 살펴보면 신규 암 발생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암 발생률은 전체 인구 10만 명 당 연령표준화발생률이 295.8명이었다[4].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순이었고,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남자에서는 폐암이 여자에서는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의 발생률은 최근 10여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폐암의 경우 유의미한 증감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4].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에 발생한 폐암의 5년 생존율은 36.8%로 보고되어, 많은 치료법의 발달에도 생존율이 낮은 암에 속한다[5]. 폐암은 초기에 유의미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진행 후에도 기침, 객담 등의 증상만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미국 예방정책국 특별위원회(The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는 20갑년 이상의 흡연자 혹은 금연 후 15년이 경과되지 않은 고위험군에게, 국내에서는 30갑년 이상의 흡연자 혹은 금연 후 15년이 경과되지 않은 고위험군에게 저선량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low-dose chest computed tomography, LDCT)을 권고하고 있다[6,7].
저자들은 COVID-19 확진 및 치료 이후에 발생한 식욕부진 및 체중감소를 나타내어 만성 코로나19증후군을 의심하여 내원하였던 70대 환자에서 진행된 폐암 진단을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연구에서 수행된 모든 절차는 기관 및/또는 국가 연구위원회의 윤리 기준과 2013년 개정된 헬싱키 선언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본 연구는 부산대학교병원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 후 진행되었다(No.2307-009-129).
77세 남자가 2개월간의 식욕저하 및 체중감소를 주소로 2023년 2월 2일에 병원을 방문하였다. 평소에 구토, 설사, 변비 및 복통, 속쓰림 등의 위장증상은 없었다. 2개월 전 기침, 발열 등으로 COVID-19이 확진되어 약물치료 및 자가격리가 끝난 이후에 주요 증상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식욕이 저하되어 평소의 절반 정도 양밖에 식이 섭취를 하지 못하였으며 본래 키 166.1 cm, 체중 70.5 kg에서 현재 64.5 kg으로 약 6 kg의 체중감소가 있었다. 우측 흉부, 어깨 및 요추부 등 다수 부위의 통증이 있었으며 자가 진통제 복용 후에도 호전이 없어 통증 클리닉에서 수차례 약물치료를 받았다고 하였다. 통증은 주사를 맞거나 약물을 복용한 뒤에는 호전되다가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 계통별 문진에서 기침, 객담,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은 없었으며, 구강불편감, 위장관 증상, 순환기계 증상 등도 없었다. 5년 전에 허혈성 심질환으로 관상동맥성형 및 스텐트삽입술을 시행받은 후 항혈소판제제를 복용 중이었으며, 고혈압, 당뇨병, 단백뇨 및 전립선비대증으로 치료 중이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허리통증이 심해졌다고 하였다. 2022년 2월에 시행한 국가 암 검진 결과 위내시경 검사에서 미란성 위염과 만성 위축성 위염이 확인되었고, 흉부 단순 방사선 검사 상 활동성 폐질환은 관찰되지 않았다. 함께 시행했던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 양성, 혈액검사에서 혈색소 14.8 g/dL,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25 IU/L,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21 IU/L, gamma glutamyl peptidase (GGT) 48 U/L, creatinine 0.81 mg/dL로 정상 범위였으며, 대변 잠혈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2021년 4월에 시행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는 2-5 mm 크기의 용종이 5개 발견되어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 받았으며, 조직검사결과는 저도선종(tubular adenoma, low grade dysplasia)이었다. 2020년 10월에 시행한 혈액 검사에서 B형간염표면항원검사, 항C형간염바이러스항체검사, 매독혈청검사,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항원/항체검사 모두 음성이었다. 25갑년의 과거흡연자로 30여 년 전 금연하였다고 하였다. 주 2-3회 소주 1병, 맥주 2병 정도의 음주력이 있었다. 과거에 사무직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은퇴 후 특별한 일을 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가족력은 특이사항이 없었다.
키 166.1 cm, 몸무게 64.5 kg, 체질량지수 23.5 kg/m2, 신체 진찰에서 전반적인 상태가 나빠 보였으며 구강 및 경부검사에서 특이점은 없었다. 흉부 검사에서 우측 전흉부 늑골부위에서 압통이 있었으며, 청진에서 호흡음은 좌상부에서 감소되어 들렸고 심음은 특이점이 없었다. 복부에 압통은 없었으며 만져지는 덩이도 없었다. 활력징후는 혈압 118/63 mmHg, 맥박수 64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6.6℃였다. 2023년 2월 2일에 시행한 말초혈액검사에서 혈색소 13.1 g/dL, 백혈구 7,350/mm3 (호중구 67.0%), 혈소판 247,000/mm3으로 이전 검사에 비해 혈색소가 감소된 점 이외 특이사항은 없었다. 생화학검사에서 AST 30 IU/L, ALT 27 IU/L, alkaline phosphatase (ALP) 320 U/L, GGT 330 U/L, 총 빌리루빈 0.77 mg/dL, 총 단백 7.34 g/dL, 알부민 4.13 g/dL, blood urea nitrogen (BUN) 15.6 mg/dL, creatinine 0.88 mg/dL로 ALP 및 GGT 상승을 나타내었다. 당화혈색소는 6.57%였고, 갑상선 기능검사는 특이점이 없었다. 소변검사는 요단백 및 요당이 검출되었다. 종양표지자 검사는 alpha-fetoprotein (AFP) 0.9 IU/mL, prostate specific antigen (PSA) 0.73 ng/mL, carcinoembryonic antigen (CEA) 4511.0 ng/mL, carbohydrate antigen 19-9 (CA19-9) 2720.00 U/mL로 CEA 및 CA19-9가 매우 상승되어 있었다. 같은 날에 시행한 흉부 단순방사선검사에서 좌측 상부에 국소음영 및 우측늑막비후가 의심되었다(Figure 1). 흉부영상검사 및 종양표지자검사의 이상 소견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2월 15일에 LDCT 및 복부골반 전산화단층촬영(abdomen and pelvis computed tomography, APCT)을 시행하였다. LDCT에서 좌상엽에 3.3 cm 크기의 종괴 및 다수의 림프절 비대가 관찰되었으며, 양측 늑골 및 흉추부의 연부조직 병변이 관찰되었다(Figure 2). APCT에서 간내 다수의 불규칙한 저음영성 종괴, 부신 비대 및 요추부와 골반골의 다수 골병변이 관찰되었다(Figure 3). 입원 후 2월 28일에 시행한 뇌 자기공명 영상 검사에서 다발성 뇌전이가(Figure 4), 3월 2일에 시행한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CT 검사에서 뼈, 간, 부신 전이가 확인되었다(Figure 5). 3월 3일 초음파 내시경을 이용한 세침 흡인술 결과 비소세포 폐암(Adenocarcinoma, T3N2 or N3M1c, stage IVB)으로 진단되었다.
폐암의 임상증상은 객담, 통증 및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국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원격전이가 동반된 경우에도 10%가량이 무증상이며 80% 이상이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 (ECOG-PS) 1점 미만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8].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임상 증상을 주소로 폐암이 진단되기까지 대략 3개월이 소요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9]. 폐암은 종괴의 부피가 2배로 증가하는 데 걸리는 시간(volume doubling time, VDT)이 166.3일로 알려져 있고, 지연된 진단은 예후 악화로 이어진다[10]. 폐암의 진단이 지연되는 원인으로는 선암, 작은 종괴의 크기, 무증상, 비특이적 증상, 일차진료에서 진단을 놓치거나 상급병원으로의 의뢰지연 등이 있다[11]. 폐암이 국한 또는 국소 병기에서 진단되는 경우는 각각 21%로 드물고, 절반 이상(53%)이 원격 전이가 동반된 상태로 진단된다[12]. 폐암의 병기별 5년 생존율은 국한 병기에서 진단 시 62.8%에서 국소 병기 34.8%로, 원격전이가 동반된 경우 8.2%로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5].
본 환자의 경우 2개월간 식욕 저하와 체중감소를 호소하였는데,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는 기저질환의 악화 또는 진단되지 않은 질병을 반영하며, 1년간 기존 체중의 5% 이상 감소는 사망률 또는 질병의 이환률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노인에게서는 그 보다 더 적은 체중감소도 유의미할 수 있는데 연구에 따라 1.3%에서 8%의 빈도로 보고되었다. 체중감소의 원인은 신생물과 같은 신체적 원인, 우울, 치매 등의 정신적 원인 및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적극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25% 이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75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체중감소의 원인으로 악성 종양(16-36%), 정신적 질환(9-42%), 위장관 질환(6-19%), 내분비 질환(4-11%) 순으로 보고되었다[13].
만성 코로나19증후군은 COVID-19 감염 후 12주 이상 증상과 징후가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되며, 선행 연구에서 만성 코로나19증후군 환자 중 30%가량이 피로 또는 체중감소를 호소했다고 보고되었다[14]. 본 환자의 경우 과거 흡연력이 있고, 유의미한 체중감소를 호소하는 고령 환자로 악성 종양에 대한 감별이 필요했지만 COVID-19 감염 후 해당 증상이 지속되어 일차의료기관에서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 없이 만성 코로나19증후군으로 추정하여 2개월간 진료를 받아왔다. 본 병원에서 노인의 체중감소에 대한 원인 질환 감별을 위해 시행한 단순 흉부 촬영에서 폐 상부 음영 증가가 관찰되었고, 폐암 의심 하에 흉부 및 복부 단층 촬영 검사를 진행한 결과 머리, 간, 부신, 뼈 등에 다발성 전이를 동반한 비소세포 폐암이 확인되었다.
폐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악성 종양은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비특이적이거나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COVID-19 대유행 이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가 비특이적인 체중감소를 호소할 경우 높은 빈도로 악성 종양이 동반되므로, 원인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진찰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This work was supported by a 2-Year Research Grant of Pusan National University.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