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활발한 사회적 참여와 상호작용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기존 건강 합병증 및 사망률의 감소,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등 건강한 노화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1,2]. 적절한 노인의 사회적 참여는 사회적 연결감을 제공하고 노인건강의 필수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전 세계적으로 질병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 셧다운 등의 많은 사회적인 조치들은 노인의 사회적 연결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높였으며, 이는 많은 노인 인구에서 우울, 불안, 수면의 저하, 활동량의 감소 등으로 나타나[3] 실질적인 건강의 위협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이러한 개념은 COVID-19 사회적 연결의 역설(COVID-19 social connectivity paradox)로 설명되며, 보건 정책과 노인 인구의 건강보건학적 측면이 서로 충돌하는 면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경고된 바 있다[4,5].
한편, 우리 사회는 노화에 대한 대비가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노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그간 다른 연령 계층에 비해 노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것이 현실이다. 국내 노인실태조사에서 외로움은 노인 자살사고의 주요 이유였으며, 이는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독거노인에서 더 심각하였다[6]. 2023년 5월 세계보건기구는 COVID-19의 전세계적인 공중보건의 위기에서 장기적인 관리로 전환할 필요성을 선언하였다[7]. 이른바 엔데믹 시대에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정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개입을 준비하는 것은 건강한 노령사회를 준비하는 시작일 수 있다. 즉,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극심하던 COVID-19 유행기에 사회적 연결감을 제공하기 위한 적절한 개입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도 노인 인구에게 계속하여 적용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고찰에서는 기존 문헌의 고찰을 통해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어떤 영향을 미치며, COVID-19 팬데믹 시기에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피고, COVID-19 유행기에 노인에서 사회적 연결감을 증진하거나 외로움을 개선하기 위해 주로 어떠한 개입이 진행되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또한 각각의 개입의 효과와 근거에 대해 검토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이란 인간이 구조적, 기능적, 질적으로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연결의 부재 자체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이며 이에 비해 외로움(loneliness)은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에 대해 대상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으로 정의되어 왔다[8,9]. 노인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지각된 외로움과 건강 악화, 노화 등은 비정상적인 주간 코르티솔 분비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HPA axis)의 스트레스 반응성을 높이는 등 신경내분비적 조절기능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5,10,11].
사회적 고립은 여러 연구에서 수면의 질 악화, 우울, 피로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며[12] 심근경색, 심부전, 뇌경색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3,14]. 오스트레일리아 70세 이상의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혈관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ASPREE (ASPREE in Reducing Events in the Elderly)와 ALSOP (ASPREE Longitudinal Study of Older Persons) 설문지를 활용한 2차 분석 연구에서, 사회적 건강의 악화는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높였다[13]. 측정 재개 시점에서 인지 감퇴가 없었던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한 51개의 1년 이상 추적연구를 포함한 체계적 고찰 및 메타분석에서, 사회적 고립은 효과 크기가 작았으나 인지의 악화와 연관이 있었으며, 사회적 활동의 정도와 사회적 네트워크의 크기 모두 인지와 연관이 있었다[15].
이와 비교하여, 외로움의 정도는 사회적 연결감의 양보다 질에 좀 더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9,16]. 외로움이 노인 인구에서 수축기 혈압을 높이는 등 심혈관계 위험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도 일부 있으나[17], 앞서 인용한 연구에서도 지각된 외로움 그 자체는 심혈관계 위험과의 연관성이 적었다[13]. 65-84세의 노인 인구 4천여명을 10여년간 추적한 전향적 코호트에서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보다 고령 남성의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었으나, 사회적 고립은 사망률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으며[18] 사회적 고립과 다른 기전으로 건강 악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로움은 여러 연구에서 노인 우울증의 독립적 위험 요인으로 보고되었으며[19-21], 인지기능과 전반적인 기능의 저하[22,23]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고령의 환자에게서 지각된 외로움을 측정하는 척도로는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UCLA) Loneliness Scale [24,25], 이에서 파생된 3문항 단축형 척도(3-item ULCA loneliness scale) [26], De Jong Gierveld Scale [27,28]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UCLA loneliness scale은 총 20문항으로 문항당 외로움의 척도를 1점에서 4점까지 사용하고 있는 라이커트 척도로 20-80점의 범위로 높을수록 지각된 외로움을 보고하는 척도이며, 3문항 단축형 척도는 1) 얼마나 자주 동료로서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지(how often do you feel you lack companionship), 2) 얼마나 자주 혼자 남겨지는 것처럼 느끼는지(how often do you feel left out), 3)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지(how often do you feel isolated from others)를 조사하는 척도이다. 한국어 척도로는 20문항의 원 척도를 그대로 번안한 버전이 존재하며 노인 인구에서의 구성타당도는 0.93으로 보고되었다[29]. De Jong Gierveld Scale은 특별히 노인의 외로움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이며, 총 11문항으로 외로움을 6문항의 감정적 외로움과 5문항의 사회적 외로움으로 구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27]. 6문항 단축형 De Jong Gierveld Scale은 감정적 외로움 3문항과 사회적 외로움 3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적 신뢰도는 0.70-0.76 사이로 보고되고 있다[30]. 사회적 고립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사회적 그룹의 규모, 빈도, 밀접도 등을 측정하는 Lubben Social Network Scale [31], 사회적 그룹과 상호작용, 주관적으로 느끼는 지지감 등을 측정하는 Duke Social Support Index [32] 등이 객관적으로 이용할 만한 척도가 될 수 있으나, 외로움과 구분된 개념으로서의 사회적 고립을 다룰 때 해당 척도를 주로 사용하기에 아직 외로움 척도만큼의 보편화된 사용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척도들에 대한 한국어 번안 버전들은 Table 1에 기술하였다[29,33,34].
Table 1 . Instruments of Korean versions to measure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in elderly.
Scales | No. of items | Outcomes | Standardization |
---|---|---|---|
Korean version of the revised UCLA loneliness scale [29] | 20 | Loneliness (intimate others, social others, belonging & affiliation) | Cronbach’s alpha=0.93 |
Korean version of De Jong Gierveld Scale [33] | 6 | Loneliness (emotional, social) | |
Korean version of Lubben Social Network Scale [34] | 10 | Social network (principal components with 3 factors) | Cronbach’s alpha=0.75 Test-retest correlation coefficient=0.78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 0.58* (with Korean version of Duke-UNC Functional Social Support Questionnaire), 0.29* & 0.40* (with Korean Health Related Quality of Life Scale, Role domain & Social domain) |
*P<0.001..
COVID-19 유행기에 일부 국가에서 행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락다운(lockdown) 정책은 노인의 신체적 건강 악화 및 노쇠의 진행에 영향을 주었다. 2개의 서로 다른 국가(스페인, 영국)에서 70세 이상의 지역사회 노인 참가자를 모집한 관찰 코호트 연구에서 노인의 노쇠는 신체적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였던 락다운 기간에 심각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으며 락다운 정책이 완화될수록 노쇠가 완화되는 결과가 확인되었다[35]. 2,006명의 50-80대의 연구 참여자 2,006명을 대상으로 건강행태와 사회적 고립 등을 조사한 미국 내 패널 조사 연구에서는, COVID-19 유행기에 고립감과 사회적 교류의 부족을 많이 느낀 인구에서 신체 조절 및 이동성의 악화를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이러한 변화는 COVID-19 유행기 이전에도 활동량이 적은 고령층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었음을 느낀 인구에서 그렇지 않은 개인보다 1.23배 낙상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6].
COVID-19 유행기로 간주되었던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홍콩에서 85세 이상의 인지저하 및 우울증상이 없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신체활동측정기를 사용하여 활동량을 측정한 연구에서, 활동량의 감소는 근감소증과 연관이 있었다. 해당 연구에서 근감소증은 24.5%의 노인들에게 보고되었는데[37], 다수의 진단기준에서 노인의 근감소증은 3-17.5%로 보고되고 있어[38] COVID-19로 인한 사회적 정책의 변화가 노인의 근감소증의 유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37].
COVID-19 유행기의 고령층의 정신건강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의 연구가 존재한다. 65세 이상의 지역 사회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 COVID-19 유행기 동안 사회적 활동은 감소하여도 가족 단위의 사회적 지지가 증가하는 등의 변화가 보였으며, 팬데믹 전과 비교하여 우울증과 자살의 유의미한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보고된 연구가 있다[39].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팬데믹 격리기간의 정신건강에 대한 20개의 연구, 106,553명의 대상자를 포함한 체계적 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노인 인구가 다른 연령군에 비해 격리 조치에 대한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끼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40]. 그러나 해당 고찰은 고찰에 사용된 문헌에서 채택한 상당수의 도구들이 다양하였고, 주로 젊은 성인들을 위해 개발된 도구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사회적 자원 등이 취약한 노인이나 시설 거주, 기존 정신과적 진단을 가지고 있는 노인의 경우 격리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보인다[41-43]. 영국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에서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모발 코르티솔의 농도는 우울증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더 많은 외로움을 보고한 대상자에서 급성 염증을 의미하는 C반응성 단백(C-reactive protein, CRP)의 농도가 증가하는 등의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44].
전향적 연구 및 단면적 연구를 포함한 30개의 연구 및 28,050명의 참여자를 분석한 연구에서 COVID-19 팬데믹 기간에 외로움을 보고한 노인은 28.6%, 사회적 고립을 보고한 노인은 31.2%로, 이는 팬데믹 첫 시작 시기보다 더 증가된 수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45]. COVID-19 유행 시작 이후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53건의 연구를 분석한 체계적 고찰에서는 노인의 우울감과 연관된 요인으로 사회적 지원의 부족과 우울감을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었으며 COVID-19 유행과 관련된 우울감의 요인으로 스트레스, 정보 획득의 어려움, 지인과 친지의 감염 및 상실, COVID-19 전파 방지를 위한 수단들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기여하였다[46]. 국내 연구에서는, 2,308명의 노인을 포함한 전향적 코호트에서 연령 및 성별을 보정하였을 때 COVID-19 팬데믹은 노인에서 우울증 발병의 가능성을 두 배로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가족 모임이 적은 노인군이 우울증 발병이 더욱 취약하였다고 보고된 연구가 있다[47]. 여러 연구에서 일관적으로 보고되는 기존 우울증의 HPA axis, CRP와의 연관 이론과[48,49] 노화와 HPA axis 활성 변화의 연관성[50-52] 등을 고려하면, 격리는 기존 우울증 및 정신과적 증상을 가지고 있었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노인 인구에서 더 두드러지는 지각된 스트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COVID-19 유행기에 격리 등의 사회적 고립을 겪은 노인의 인지저하에 대해 32건의 문헌을 대상으로 진행한 메타분석 연구에서 치매 종류와 무관한 인지와 정신행동증상의 악화가 보고되었으며, 정상 인지 노인에서도 인지저하와 함께 우울감, 전반적인 정신건강의 악화를 보고하였다[53]. 해당 연구에서는 메타분석에 포함된 대상자의 증상들을 공통분율(pooled percentage)로 보고하였는데, 치매 노인은 53% 정도의 인구에서, 정상 인지 노인은 24% 정도의 인구에서 인지 악화를 보고하였다. 이탈리아에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등의 인지적 진단을 가지고 있는 노인 환자 100명에 대해 2020년 격리 전후 증상 평가를 진행한 연구에서는 격리가 전반적 인지 및 기능의 저하 및 정신행동증상의 악화에 유의하게 기여하였으며,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 1-2로 평가되는 중등도 치매 환자에서 악화되는 정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보고되었다[54]. 국내 연구에서도 COVID-19 유행기를 겪은 모든 노인 인구가 인지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인지장애는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에서 더 높게 보고된 것으로 나타나, 감소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인지감퇴를 유발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55].
COVID-19 팬데믹이 장기화됨에 따라, 노인 인구의 실질적인 격리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 개입들의 효과를 고찰하는 다수의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COVID-19 유행기 이전의 개입을 대상으로 한 45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연구와 13개의 비-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포함한 신속 고찰에서는 마음챙김, 명상, 예술 작품 감상 토론 등의 심리적 중재가 노인의 외로움을 줄이는데 비교적 일관적인 효과를 보였다[56]. 지역사회 거주 및 장기 요양시설 노인들에게 행해진 COVID-19 유행 전후의 개입을 모두 포함한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 연구에서는[57], 지역사회 노인들에게는 사회적 개입이나 운동, 음악치료, 작업치료 및 회상 치료 등 수많은 개입이 효과 크기가 작거나 유의미하지 않으며 잠재적인 외로움 감소에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나타났다. 동일한 연구에서 장기 요양시설의 노인들에게는 동물 치료나 화상 회의 등이 외로움 감소 효과를 나타냈으나 효과 크기가 작고, 해당 연구들의 이질성이 각각 86%, 70%로 높게 나타났으며, 분석에 포함된 전체 연구에 대해 평가한 비뚤림위험(overall risk of bias)이 높게 평가되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COVID-19 유행 전후로 노인들의 사회적 연결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비대면 개입 연구가 다수 시행되었다. 노인에게 이용되는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은 여러 연구에서 휴대폰, 컴퓨터, 태블릿 등 인터넷 연결망을 이용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 및 인터넷, 소셜 미디어, 채팅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활동으로 정의되고 있으며[58] 그 외에도 로봇 기술, 원격의료, 약물 관리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 등이 노인 인구에게 주로 적용된다[59]. 노인 인구에게서 효과를 기대하기 적절한 것으로 알려진 비대면 개입은 인터넷이나 오디오를 기반으로 하는 인지행동치료, 가족이나 지인들의 정기적인 전화,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정기적인 화상 통화 등이며 이러한 개입들은 COVID-19 팬데믹 이전에도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천되기도 하였다[60].
2022년에 발간된 체계적 고찰 연구에서는[58] 노인에게 ICT를 적용하였을 때 비교적 짧은 시간, 긴 훈련시간을 포함하는 것이 노인에게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전반적으로 ICT와 화상 통화 프로그램의 사용이 컴퓨터 인지훈련보다는 효과가 좋은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소셜 미디어 그 자체가 노인의 사회적 연결감을 증진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으며 연구에 포함된 문헌의 질이 비교적 낮게 측정되어 해석의 주의가 필요하다[58]. ICT와 화상 통화 프로그램, 로봇 기술 등은 노인에게서 스스로 정보를 찾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사회적 고립을 줄이거나 사회적 연결감을 호전시키는 데 유용할 수 있는 것으로 다수의 연구 및[61-63] 고찰에서[59] 검토되었으나, 효과 자체의 근거가 미약하거나 부정확하며[64] 오히려 ICT의 사용이 외로움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고찰 연구 또한 존재한다[65]. 노인들이 활동에 대한 욕구에도 불구하고 막상 온라인 컨텐츠 등을 이용하여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66]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COVID-19 유행기에 노인들에게 주로 행해진 비대면 개입으로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그룹개입[67,68], ICT를 이용한 인지 자극 프로그램[69], 전화나 메시지 프로그램을 통한 정기적인 사례관리[70-72] 등이 있다. 각 연구에서 보고된 효과로는 중등도 효과의 외로움의 즉각적 감소 및[67] COVID-19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의 감소[68,71] 등이 있었으나 개입이 외로움이나 사회적 연결감, 우울감 감소 등과 이어지는지에 대한 결론은 일관적이지는 않으며 효과는 연구의 디자인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를 중심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개념을 다루고, 각각의 개념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았으며, COVID-19 유행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나 락다운 등의 정책을 경험한 노인 인구의 신체 및 정신건강의 변화에 대해 보고된 연구들을 고찰하였다. 또한 COVID-19 전후로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 개입들을 고찰하고 그 효과를 검토하였다.
일부 연구를 중심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구분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으나, 외로움이라는 개념과 독립적으로 사회적 고립을 다룬 연구와 사회적 고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향을 보인다. 이는 오랜 기간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연구에서도 혼재된 개념으로 사용되어 왔기에 구분하려는 시도가 쉽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사회적 고립을 측정하는 척도의 시도가 일부 있어왔으나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던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그간 노인 인구에서의 사회적 고립은 독거, 사회적 자원의 부족, 가족 구성원의 적은 접촉이나 사회적 활동의 참여 저하 등으로 막연하게 지각되어 왔으며, 특히 연구 대상이 고령으로 갈수록 사회적 고립의 심각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시도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기존 외로움에 대한 연구에서도 기존의 많은 결과가 외로움과 건강악화에 대한 인과관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데, 상당수가 외로움에 대한 단일 항목만을 사용하는 연구들이 다수 있었음이 보고되는 등 아직 다양한 사회적 욕구의 차원을 고려하는 연구는 부족한 실정으로[73] 이에 대한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할 수 있다. 본 고찰에서 살펴본 한국어로 번안된 도구들 중 상당수가 국내 타당도나 신뢰도 연구가 문헌으로 보고된 바가 없으며, 이에 대한 표준화 연구 역시 추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COVID-19 유행 전후로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경감시키기 위한 개입들은 많은 경우 소규모에 그쳤다. 이는 아마도 COVID-19 질병 유행기에 고령의 대상자를 포함시키는 대면 연구가 진행되기는 어려운 면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점이 COVID-19 유행기에 노인에게 행해진 개입들을 분석할 때 주요한 메타분석이나 체계적 고찰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고찰한 연구들에서 노인들에게 제공된 심리 및 정서적 중재를 포함한 개입들은 대개 긍정적인 효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비대면 수단을 이용한 개입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보고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 개입은 실제적으로 독거나 거동이 어려운 고립된 노인에게서도 정서적 중재를 적용할 수 있으며 시간이나 장소의 제한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COVID-19 유행 이전에도 디지털을 이용한 가상 증강 현실, 인지 자극 프로그램 등이 노인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개입으로 생각되었던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듯, 노인의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의 차이는 노인 인구에서 비대면 개입을 적극적으로 치료 목적으로 도입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며[62,65] 비대면 개입의 한계를 지적한 연구들도 앞서 살펴보았다. 서구권의 연구에서도 노인 인구에서 인터넷 기반의 ICT 장비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노인은 전체의 3%에 불과한 수준으로[74] 상당수 많은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과 더불어 디지털 장비의 사용에서도 이중으로 고립되기 쉬우며, 신체적 인지적 영향으로 기계를 잘 다룰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반복적인 실패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이 축적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노인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일관된 연구는 없지만 경제적 수준이 낮은 노인 인구에서의 디지털 장비의 사용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75]. 따라서 노인 인구에서 비대면 개입을 진행할 때는 개입이 가능한 대상자를 선별하고 쉬운 인터페이스의 선택 등 이용자 중심에서의 고려가 필요하겠다. 장기적으로는 노인 인구의 디지털 문해 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직접적으로 다루어 주는 심리적 중재를 개입 내용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본 고찰은 신속 고찰의 형식으로 현실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방대한 분야를 빠르고 시의적절하게 검토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노인의 정신 건강, 신체적 건강, 사회학적 현안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수준의 문제로, 단순한 일회성 고찰로는 어떠한 연구나 정책이 추가로 필요한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다. 본 연구에서 고찰한 연구들은 많은 측정도구나 연구결과가 섞여 있으며, 연구의 규모가 작거나 일관적이지 않은 결론이 보고되는 등 확정적인 결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 고찰에서 살펴본 많은 연구에서 COVID-19 유행기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강도 높은 사회적 정책들로 인한 신체 운동성의 감소나 취약한 인구들의 정신건강의 악화 등이 보고되었다. 장기적으로는 3년여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정책들이 비감염성 만성질환(non-communication diseases, NCDs)의 경과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인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계속 이의 맥락에서 연구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일정기간 노인 인구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통하여 COVID-19 팬데믹 이전과 노인 인구의 건강 상태를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다른 개념으로서 노인의 건강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 역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노인 인구에서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정책 수립, 노인 디지털 문해 교육 등의 사회적 관심 역시 중요할 것이다.
The research was supported by an intramural grant of 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Seoul, Korea (No. 2023-01).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